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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여한의사회 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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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5] 경북 산불 이재민 대상 트라우마 진료 교육
날짜 2026-01-26

< 경북 산불 이재민 대상 트라우마 진료 교육 >




   산불 복구 현장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 중 하나는 이재민의 정신적 충격에 대한 충분한 진료와 치료이다이번 경북 산불 피해 지역에서는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한 한의 진료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현장에서 이재민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돌본 한의 진료의 배경에는 경희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 (대한여한의사회 학술이사), 이채은 대한한의사협회 의무이사의 산불 이재민을 위한 한의 트라우마 진료 매뉴얼 교육이 있다의료 현장에서 봉사하는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여한의사회의 경북 지부 소속 회원공중보건 한의사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교육은 산불 이재민의 PTSD 치료를 위한 일차 의료 가이드라인과 설문 시스템 사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2023년부터 이어진 대한여한의사회의 트라우마 진료 교육은 급변하는 자연환경과 사회 속에서 환자를 더 가까이 보호할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다이 흐름에 함께하고 있는 김윤나 교수이채은 의무이사의 이야기를 통해 한의 트라우마 진료의 오늘을 살펴본다.

 


1. 김윤나 교수님

경희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대한여한의사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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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산불 이재민 진료 매뉴얼에서는 정신과적 평가 항목이 포함된 진료기록부와 NADA 프로토콜 이침 치료가 눈에 띄었습니다. NADA 프로토콜 이침 치료는 미국 국립 침 치료 해독 협회가 개발한 표준화된 요법으로중독 또는 트라우마 치료에 활용되고 국내에서도 포항 지진 때 적용된 바 있습니다이번 매뉴얼에 이러한 방식을 포함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재난 현장에서는 짧은 접촉 시간 안에 신체와 정신 증상을 동시에 평가하고 즉시 개입해야 합니다. PTSD 평가 도구는 다양하지만현장의 제약을 고려해 한의사들이 짧은 교육으로도 적용할 수 있는 도구를 우선적으로 선택했습니다같은 맥락에서 NADA 프로토콜은 장비나 공간 제약 속에서도 안전하고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고해외 연구도 축적되어 있어 현장 활용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2. 환자의 정신적 어려움은 재해 현장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부분일 것 같습니다자연재해로 인한 정신적 피해는 환자에게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자연재해는 대표적인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유발 요인입니다재해를 겪은 환자에게서는 PTSD, 우울·불안불면복합 애도알코올·약물 남용 위험이 장기적으로 상승합니다생계 기반 상실이주사회적 지지 약화가 만성 스트레스 원인으로 작동하여 신체화 증상과 만성 통증이 동반되기 쉽습니다조기 선별과 안정화위험군 계층화지속 추적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애와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그러므로 일차 의료 차원의 표준화된 스크리닝과 연계 체계가 필수적입니다.

 

3. 자연재해의 현장에서 한의 트라우마 치료가 가지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트라우마 직후에는 전신 긴장통증불면과각성이 뒤엉켜 나타나지만이 시기에는 기존 약물 중심 치료만으로는 즉각적인 완화를 충분히 제공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트라우마 치료에서는 몸의 위험 상태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변연계를 조절하는 것이 핵심인데최근에는 이성보다 신체의 안정을 통해 먼저 접근해야 한다는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그런 면에서 한의학이 가지는 장점이 큽니다한의 트라우마 치료는 이러한 공백을 메워 현장에서 신속한 안정화를 돕는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또한 약물과 병용 시 부작용 부담이 적어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도 적용 범위가 넓습니다그뿐만 아니라 '안정화안전감 회복수면·통증 조절'이라는 즉시 체감 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쉬워 현장 적합성이 높습니다.

 

4. 트라우마 환자들을 진료하실 때 특히 신경 쓰셨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먼저 안전과 통제감 회복에 초점을 두었습니다과도한 회상 유발을 피하고감각 기반 현재화 기법과 호흡·체성 안정화로 각성을 낮추는 데 시간을 충분히 배분했습니다아울러 트라우마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신호(·타해중증 우울 등)를 선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5. 환자들은 신체적 부상은 쉽게 알아차리지만재난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는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재난을 직접 경험했거나 목격한 환자들에게 재난 트라우마라는 개념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몸이 너무 놀란 나머지 아직도 그 순간에 머물러 있어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설명합니다많이 힘들겠지만이는 몸이 나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보이는 반응임을 알고 내 증상을 수용하도록 돕습니다그리고 내가 내 몸에게 '지금은 안전하다'라고 다시 알려줌으로써 현재의 증상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합니다그런 맥락에서 호흡 조절근 이완수면 루틴과 같은 간단한 방법을 통해 몸에 '지금은 안전하다'라는 신호를 보내는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합니다.

 

6. 진료 과정에서 트라우마 환자들과 나눈 대화나 순간 중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어르신들이 찾아온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힘을 많이 얻고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짧은 진료였지만 불면과 통증을 조금 덜어드리고, "지금 이 상황을 버틸 수 있다"라는 희망을 전해드리자표정이 달라졌습니다각자 삶을 유지하려 최선을 다하고 계신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그 과정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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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사고 당시 급박한 상황에서 봉사를 위한 교육을 준비하셨을 텐데요교육을 진행하시며 추가로 보완하면 더 도움이 되겠다고 느끼신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재난 트라우마 한의사 진료 매뉴얼등 이미 개발된 자료에 대한 홍보와 보급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또한 정신건강 위험군을 선별하는 능력과 이에 대한 표준 대응 방법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습니다.

 

8. 재해 현장의 특성상 트라우마 진료는 단발성에 그치기 쉽습니다한의계가 이를 지속 가능한 형태로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학술적 지원은 무엇일까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인력·교육 프로그램·사후관리 데이터 체계를 표준화하면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현장은 늘 분주하므로 차트 작성과 환자 평가 과정이 미흡하거나 기록이 누락되기 쉽습니다따라서 현장 친화적 문서화 절차(간편 차트표준 설문체크리스트, QR 기반 입력 등)를 마련해 기록의 완결성을 높여야 합니다.

학술 측면에서는 자료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와 컨센서스가 임상 현장에서 아직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단기적으로는 자료 구축의 목적과 활용 방안을 명확히 설명해 참여 동기를 높이고장기적으로는 근거 구축을 위한 최소 요건에 대한 체계적 교육이 필요합니다이를 통해 현장 데이터가 곧바로 연구 및 정책 논의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만들고재난 트라우마 진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9. 여한의사회는 2023년부터 일차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트라우마 치료 교육과 실습을 진행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임상 한의사들이 이러한 학습 내용을 실제 재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재난 현장에는 기존 질환 관리를 위해 내원한 환자와 재난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공존합니다초기에는 정신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가 시간이 지나 장기화하면서 정신 증상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따라서 초기 단계에서는 고위험군 선별 능력을 최우선으로 교육하고신속한 안정화 절차를 표준화해야 합니다.

장기화 국면에서는 전국 단위 봉사에서 지부 중심 진료와 일반 한의사의 방문 진료로 무게중심이 이동합니다이때는 매뉴얼을 준수하면서 트라우마 환자의 특성(재외상 예방수면·과각성 관리 등)을 반영한 진료가 이루어지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10. 재해 현장과 낯선 환경에서의 진료는 누구에게나 큰 도전일 수 있습니다환자를 돕고 싶지만아직 봉사 경험이 없는 여한의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트라우마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나만 이런 경험을 하고 있고나는 회복될 수 없다'라는 생각입니다그래서 충분한 공감과 함께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고당신은 충분히 이해받을 수 있다'라는 'me too'의 태도와 진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트라우마 환자 진료에서 지켜야 하는 모든 세부 원칙도 넓게 보면 이러한 맥락에서 출발합니다처음에는 두려울 수 있지만이런 마음가짐으로 한 걸음을 내디디면 그 자체가 환자의 회복을 돕는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2. 이채은 이사님

채음한방병원 원장 (대한한의사회 협회 의무이사, 대한여한의사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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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장에서 마주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나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현장에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수재와 화재의 차이였습니다홍수 피해는 물이 빠지고 나면 비록 진흙투성이더라도 무언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화재는 말 그대로 ’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점이 너무도 충격적이었습니다.

  또한처음 이재민분들을 마주했을 때는 대부분 어깨나 종아리 통증 같은 물리적인 증상만 말씀하십니다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고라포가 형성된 후 조심스럽게 정서적인 부분을 여쭤보면그제서야 마음속에 담아두셨던 이야기들을 쏟아내십니다얼마나 무서웠는지미처 챙기지 못한 것들이 무엇인지그 아쉬움과 두려움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그런 분들께 침 치료를 해드리고유침하는 15~20분 동안 옆에 앉아 그 이야기를 계속 들어드리는 그 과정이 제게도 참 인상 깊었어요짧은 시간 안에도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단순한 통증 치료를 넘어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진료가 가능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깊이 느꼈습니다.

 

2. 경북 산불 이재민을 위한 트라우마 중심 진료 교육에서 전산 시스템의 사용법 등 기술적인 사항을 안내해 주셨습니다실제 데이터 수집 및 기록 관리 과정에서 특히 중요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재난 트라우마를 측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검사 도구들이 여러 가지 있지만현장 상황에 가장 적합한 도구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첫 번째 고민이었습니다이 과정에서 김윤나 학술이사님께서 큰 도움을 주셔서 함께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시스템을 현장에 배포한 이후에도실제 사용하는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수시로 반영해 개선 작업을 지속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건 너무 복잡해요라는 의견이 들어오면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UI를 수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반영했죠다만 동시에나중에 연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신뢰도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타협할 수 없는 기준도 분명히 있었습니다예를 들어 문장이 반복되거나다소 난해하게 느껴지는 질문들이 있더라도 그것이 검사 설계상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항목이라면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현장의 편의성과 데이터의 과학적 유의미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일이었습니다그 균형을 고민하면서 기술적인 판단을 내려야 했던 점이 가장 중요했던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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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면으로 진행된 트라우마 중심 진료 교육


3. 현장 진료 데이터와 체계적인 기록들이 실질적인 임상 대응을 넘어 국제 학술적으로도 의미 있는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구체적으로 어떤 임상지표나 연구 설계의 기초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자연재해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1970년대에는 연간 711건이었던 재난 발생 건수가, 2000년대 들어서는 3,536건으로 약 5배 증가했고, 2030년까지는 연간 약 560건의 심각한 재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재난은 이제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일상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는 셈이죠이런 재난 상황에서는 트라우마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일반적으로 외상 사건을 경험한 사람 중 PTSD의 평생 유병률은 약 6.7%로 알려져 있지만재난 피해자의 경우 그 위험도는 훨씬 더 높습니다이는 단순한 공포나 충격을 넘어서집과 재산가족삶의 터전까지 잃는 복합적인 상실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게다가 재난 트라우마는 일반적인 트라우마와는 특성이 다릅니다. 개인적인 사고나 범죄 피해와 달리공동체 전체가 동일한 충격을 경험하며회복 또한 장기적이고 집단적인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이번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는이러한 특수한 재난 트라우마 상황에서의 한의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귀중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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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의 소방대원들의 건강상태와 주요 호소 증상을 파악에 

노력한 대한여한의사회 박소연 회장 



4. 대한여한의사회에서는 2023년부터 트라우마 한의 일차진료 전문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요이번 활동이 해당 교육과정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한여한의사회에서 운영하는 트라우마 한의 일차진료 전문과정은 트라우마 환자를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할 것인지그리고 이를 한의학적으로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통해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경북 산불 현장에서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뿐 아니라이 전문과정을 이수하고 TIC(Trauma-Informed Care) 네트워크에 소속된 한의사 원장님들이 전문 교육 이수자로 판단되어 지원 요청을 받으셨습니다특히 지역 지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결과적으로그동안의 교육이 이번 재난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실전으로 이어졌고교육과 현장 대응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좋은 사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5. 실제 현장에서 본 교육과정의 강점이나 필요성을 체감하셨다면 어떤 부분이신가요?


  트라우마는 일반적인 신체 질환과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환자분의 심리 상태를 먼저 이해하고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신뢰를 빠르게 형성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죠또한 어떤 질문은 해야 하고어떤 질문은 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서적 민감성도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이번 경험을 통해앞으로도 이런 재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한의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전문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더욱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6. 이 교육과정을 수료한 한의사들이 향후 어떤 공공보건 현장이나 재난 대응 체계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전망 부탁드립니다.


  이 교육과정을 수료하신 한의사 원장님들이 앞으로 활약하실 수 있는 분야는 정말 다양하고 많다고 생각합니다이미 재난 대응은 물론성폭력 피해자 지원범죄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 등에서도 실제로 활약하고 계십니다앞으로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지역사회 정신건강 증진 사업 등 다양한 공공보건 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또한 군인경찰소방 등 고위험 직군 종사자들을 위한 트라우마 예방 및 관리 프로그램에도 충분히 참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이런 직군은 업무 특성상 트라우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그에 맞는 전문적인 개입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트라우마라는 키워드가 존재하는 모든 공공보건 현장에서이 전문 교육을 이수한 한의사들이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7. 이번처럼 공공과 연계된 한의사의 트라우마 대응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현장적 보완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이 질문이 가장 어렵게 느껴졌습니다한두 번의 현장 경험만으로 모든 해답을 제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하지만 분명하게 느낀 건이런 활동이 결코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그리고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제도적 기반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현재는 민간 자원봉사의 형태로 참여하고 있지만앞으로는 공식적인 재난 대응 체계 내에서 한의사의 역할이 명확하게 자리 잡아야 합니다예를 들어국가 재난 대응 매뉴얼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정신건강 지원팀'처럼그 안에 한의 진료가 하나의 공식 항목으로 포함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8. 앞으로 대한여한의사회 또는 한의사 개인 차원에서 트라우마 진료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은 어떤 것일까요?


  트라우마 연구자 Judith Herman과 Bessel van der Kolk는 트라우마는 뇌가 아니라 몸에 저장된다”, “회복은 신체적 안전감과 자율성을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하며신경계의 안정화 → 감정 회복으로 이어지는 신체 기반 치료의 유효성을 강조했습니다.

  한의학에서 활용하는 침부항약침 등의 치료는 바로 이러한 신체 → 감정’ 경로를 자극하는 Bottom-up Regulation 방식으로 작동합니다이 같은 신체적 개입은 과도하게 활성화된 뇌의 방어 반응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처럼 정신과 전문의나 심리상담사와는 다른 한의사의 고유한 강점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이러한 강점을 데이터로 입증하고논문으로 발표하며대중에게 알리는 작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그리하여 앞으로 트라우마 상황에서도 한의사가 꼭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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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이어 경북 산불 화재까지 국가적 재난사태에 활약한 한의진료소



9. 이번 활동을 마친 후개인적으로 느낀 변화나 성장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봉사 활동을 통해한의학이 정신건강 분야에서 지닌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특히 재난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한의치료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그리고 그 효과를 데이터로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무엇보다도 이번 경험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많은 배움이 있었고, ‘한의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많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은 점이 가장 큰 성장이라 느껴집니다.

 

10. 마지막으로한의학 기반 트라우마 진료의 가치와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정리 부탁드립니다.


  한의학 기반 트라우마 진료는 몸과 마음을 함께 어루만지는 통합의학적 접근으로재난으로 상처받은 이들이 일상으로 다시 걸어 나아가는 여정에 따뜻하게 동행하는 길입니다.

 


  대한여한의사회가 꾸준히 이어온 트라우마 전문 교육은 이번 재난 대응에서 큰 힘이 되었고현장에 투입된 한의사들이 정확한 선별안정화 및 치료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이러한 경험은 한의학이 재난 및 공공의료 분야에서 더 체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재난은 다시 찾아올 수 있으며그때 필요한 것은 전문성과 연대다이번 활동은 한의학이 피해 주민들의 회복 여정에 실제로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고앞으로도 재난 대응 체계 안에서 한의사의 역할이 제도적으로 자리 잡아야 함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편집 : 학생위원 김희지(부산한의전 본과 3학년), 김예은(대구한의대 본과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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