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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여한의사회 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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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5] 여한의대생이 만나고 싶은 여한의사 - 이은경 한의사 (한의약 진흥원 본부장)
날짜 2026-01-26


< 여한의대생이 만나고 싶은 여한의사 >

- 2) 이은경 한의사(한의약 진흥원 본부장) -




  진료실의 고요함 대신, 치열한 정책 토론의 현장을 선택한 한의사가 있다. 데이터와 표준화로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쌓고, 국가 의료 시스템의 주류로 한의학을 진입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략가. 바로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이은경 정책본부장이다.

  그녀는 "정책은 저절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고 믿는 이들의 노력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라 말한다.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부터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NCKM) 구축까지, 굵직한 한의약 정책의 최전선에서 활약해 온 그녀를 만나 한의학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여성 리더로서의 삶에 대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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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정책가, 이은경을 만나다>


Q. 지금까지 걸어오신 길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은경입니다. 저는 91학번으로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주로 한의약 분야의 제도 개선 관련 일들을 해왔습니다. 진흥원에 오기 전에는 한의사협회 정책연구원, 민간 연구소, 학교 등 여러 기관에서 근무하며 연구 개발(R&D)부터 정책의 입안, 추진, 성과 평가까지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습니다.

 


Q. 많은 한의사들이 임상 현장에 있는데, 본부장님께서는 국가 정책을 다루는 길을 걷고 계십니다.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자리인지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정책본부는 한의약 정책 전반을 다루는 정책지원센터, 일차 의료 및 건강 돌봄 업무의 의료지원센터, 국제 협력을 담당하는 세계화센터, 그리고 빅데이터와 AI 분야의 지능정보화센터까지 4개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 역할은 본부장으로서 이 네 센터의 업무를 조율하고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팀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내외부 업무가 충돌 없이 효율적으로 진행되게끔 조직의 안정적인 운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PART 2. 한의학의 미래, 데이터와 표준을 말하다>


Q. 현재 한국한의약진흥원의 핵심 사업인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NCKM)' 구축 사업과 한의약 빅데이터 조성 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NCKM) 구축 사업을 통해 한의약 임상 연구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이를 공익적 2차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전자증례기록지(eCRF) 연동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책본부 내 지능정보화센터에서는 한의약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한약 인공지능 플랫폼’,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허브’, ‘한의약 정보 인프라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앞서 설명해주신 NCKM 및 한의약 빅데이터 생태계 조성 사업이 왜 지금 한의계에 필수적이며, 이 데이터가 미래 한의사들의 진료 환경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요?

  

  한의약이 현대 보건의료 시스템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와 표준화가 필수입니다. NCKM과 빅데이터 생태계 조성 사업은 바로 이 근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국가적 인프라입니다. 더 나아가, 이는 정부의 최신 AI 및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현재 정부는 의료 분야를 인공지능 기반 정밀 의료와 초개인화 건강관리를 구현하는 핵심 영역으로 보고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축적하는 데이터는 단순한 임상 자료를 넘어, 미래 한의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는 핵심 원천이 될 것입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된 AI 진단 및 치료 지원 시스템은 임상 연구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미래 한의사들의 진료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Data-Driven Decision Making)으로 전환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PART 3. 현장과 정책, 그 사이에서 길을 찾다>


Q. 임상 현장의 좋은 아이디어나 절실한 목소리가 실질적인 국가 정책으로 반영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현장의 절실한 요구가 국가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가 단순히 주장을 넘어 사회적 공감대와 추진력을 얻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저희 진흥원은 보건복지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기술적으로 객관적인 근거 자료를 제공하는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치면서, 그 의견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고 논리적으로 설득력을 갖춰야 비로소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Q. 당시 난임 치료 지원 등 현안이 논의되었는데, 정책 입안자들과 임상 한의사들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큰 시각차나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느끼셨나요?

  

  정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정책 입안자들과 임상 한의사의 견해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는 때는 목표를 설정할 때입니다. 정책 입안자들은 국민 건강 증진, 의료 접근성 향상, 효율적인 의료비 지출과 같은 공익적 목표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반면, 임상 현장의 한의사들은 주로 진료 환경 개선, 적정 수가 확보, 진료 범위 확대 등 한의사 직역의 이익에 집중하게 됩니다. 모든 정책 결정은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요구를 종합적으로 조율하는 과정이므로, 한쪽의 요구사항만이 온전히 반영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현장의 한의사들이 정책 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현장의 한의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변화를 읽어내는 지적 훈련입니다. 특히 의과대학 교육의 방향이나 글로벌 보건의료 트렌드를 이해하고, 학문적인 태도를 기반으로 정보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한의학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일반적인 의료 지식과 함께 한의학적 전문성을 융합(add)하여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미래 지향적인 한의사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변화만이 제도의 발전과 국민 건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본부장님께서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노력하신 결과, 실제로 정책에 반영되어 가장 큰 보람을 느끼셨던 사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에게 가장 큰 보람을 안겨주고 실제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던 업무는 첩약 건강보험 제도의 도입 과정입니다. 2012년 논란으로 중단된 이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제도화를 위해 필요한 방대한 정책 자료와 모형을 만들고 수정하는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한의약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첩약이 건강보험 시스템에 편입되어 현재 2차 시범사업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정책 전문가로서 가장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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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여성 리더, 그리고 후배들에게>


Q. 여성 리더로서 정책 분야에서 활동하시면서 느끼는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책 책임자로서 여러 현안들을 정교하게 조율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저의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책본부 자체가 네 개의 전문화된 센터(정책지원, 의료지원, 세계화, 지능정보화)를 총괄하고 있기에, 이들의 업무가 충돌 없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미세하게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저는 한의계 외부에서 사회학이나 경제학 전문가들과 함께 협력했던 경험을 통해 다각적인 시각을 길렀습니다. 이러한 다학제적 배경은 한의학 문제뿐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 의료 민영화 같은 한국 사회의 복잡한 건강 관련 정책들을 다루는 데 있어 폭넓은 시야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여러 이해관계를 입체적으로 보고 정책을 설계하는 능력이 정책 분야 리더로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진료실 너머 다양한 길을 꿈꾸는 후배 여한의사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자신의 전문성을 확장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어떤 준비와 자세가 필요할지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후배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깊이 있는 학문적 연마입니다. 현재는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해진 만큼,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세상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상당 수준의 지적 훈련이 필요합니다. 인생 선배로서 조언하자면, "고민으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일단 시도하고 후회하는 편이 낫다"라는 제 신념처럼, 과도한 걱정보다는 당장 눈앞의 일부터 시작하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본부장님께서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미래의 한의학'은 어떤 모습이며, 그 비전을 위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제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한의학의 미래는 우리 한의약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필수적인 구성원으로 편입되는 모습입니다. 한의사가 국민의 건강 증진과 보건의료의 질적 향상에 실질적인 기여자로 정착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의사 개인의 역량과 교육 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며, 특히 일차 의료와 같은 공공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한의약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구체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편집 : 학생위원 우지연(부산한의전 본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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